인도네시아 선거 개표하는 거 직접 보신 분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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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면서 매번 선거(Pemilu) 철마다 느끼는 건데, 인도네시아 개표 방식은 볼 때마다 참 신기하면서도 대단한 것 같아요. 요즘 세상에 컴퓨터나 계수기 쓰면 몇 시간이면 끝날 걸, 여기는 아직도 투표소마다 사람들 모여서 투표용지 한 장 한 장 손으로 펼치고 후보 이름 외치면서 칠판에 바를 정(正) 자 적어가며 세잖아요. 처음에 보고 진짜 컬처쇼크였거든요. 왜 굳이 이 고생을 하나 싶어 찾아봤더니 나름의 사정이 있더라고요. 1. 기계 못 믿는다, 무조건 눈으로 확인 인도네시아가 섬도 워낙 많고 인구도 세계 4위다 보니, 만약 전자 투표나 기계 개표 도입했다가 "해킹됐다", "조작됐다" 시비 붙으면 감당이 안 된대요. 그래서 시간이 한 달씩 걸려도 전 국민이 눈앞에서 감시할 수 있는 '100% 수개표'를 고집하는 거라네요. 공정성 하나는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의지죠. 2. 매번 나오는 안타까운 과로사 뉴스... 근데 이 투명함 뒤에 참 안타까운 그림자가 있는 게, 개표원들이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밤샘 작업을 하잖아요. 지난 2019년 선거 때는 과로로 돌아가시거나 쓰러진 분들이 전국적으로 900명 가까이 돼서 난리도 아니었죠. 이번 선거 때도 나이 제한 두고 건강검진까지 했다는데 여전히 과로사하시는 분들이 나와서 참 씁쓸하더라고요. 민주주의 비용 치고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3. 결과는 한 달 뒤에, 근데 당일 승자는 안다? 수개표라 공식 결과는 한 달 뒤에나 나오는데, 선거 당일 저녁이면 뉴스에서 누가 이겼다고 다 발표하잖아요? 그 '퀵 카운트(Quick Count)'라는 표본개표 시스템이 진짜 신기하더라고요. 출구조사가 아니라 신뢰도 높은 기관들이 샘플 투표소를 지정해서 진짜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건데, 적중률이 거의 99%라 후보들도 당일 밤에 이거 보고 승복하더라고요. 인도네시아 특유의 똑똑한 절충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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