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투표용지 부족 사태, '사과 100개 훔친 도둑'이 당당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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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9회 지방선거 본투표 날, 정말 대한민국 헌정사상 있어서는 안 될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울 강남, 송파, 광진에 인천까지 수도권 한복판 투표소 곳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투표를 중단한다"는 황당한 사태가 터진 겁니다.
선거하러 간 유권자들은 졸지에 길바닥에서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했고, 직장 출근이나 개인 사정으로 기다리지 못한 분들은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서 국가가 국민의 투표권을 강제로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더 기가 막힌 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태도입니다.
선관위는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결과에 지장이 없으니 개표 중단이나 재선거는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투표를 못한 유권자 수가 후보 간 표 차이보다 적으니, 선거 결과는 안 바뀐다는 기계적인 계산법을 들이민 것이죠.
이 상황을 보며 제 머릿속에 한 가지 비유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 과수원에 사과 995,000개가 열렸는데...
어떤 도둑이 과수원에 들어가 사과 100개를 훔쳤습니다.
주인에게 딱 걸린 도둑은 아주 당당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니, 이 과수원에 사과가 995,000개나 있는데 고작 100개 훔친 거 가지고 왜 난리입니까? 어차피 남은 사과로 주스 짜고 장사하는 데 아무 문제 없잖아요? 그러니까 전 그냥 갈 길 가겠습니다."
지금 선관위의 논리가 딱 이 도둑의 말과 똑같지 않나요?
사과가 5,000개든 5만 개든, 단 1개를 훔쳤어도 '남의 물건에 손을 댄 범죄'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선거에서 전체 표 수가 얼마든 간에, 단 1명의 유권자라도 국가의 부실 관리 때문에 투표를 못 했다면 그것은 이미 '공정한 선거 관리의 원칙'이 깨진 중대한 결함입니다.
결과만 괜찮으면 과정은 상관없다?
선관위의 계산법은 "대세에 지장 없으니 괜찮다"는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입니다. 선거의 생명은 '누가 이겼느냐'만큼이나 '그 과정이 얼마나 공정했는가'라는 절차적 정당성에 있습니다.
이번에 100표 부족한 걸 "결과에 영향 없다"고 뭉개고 넘어가면, 다음 선거에서는 1,000표, 만 표가 부족해도 똑같이 우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 시스템의 '신뢰' 자체를 통째로 도둑맞은 사건입니다.
선관위의 결정이 끝이 될 수 없는 이유
중앙선관위는 선거를 관리하는 행정기관일 뿐, 선거의 무효를 최종 판가름하는 사법기관이 아닙니다. 자신들 선에서 "재선거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고 끝날 일이 절대 아닙니다.
"단 1표라도 결함이 있다면 공정성이 무너진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분노가 서슬 퍼런 이상, 이번 사태는 결국 법원으로 가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 역시 이번만큼은 '표 차이 계산기'를 두드릴 게 아니라, 무너진 선거 정당성을 바로잡는 엄중한 판결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국민을 우롱하는 '사과 도둑의 논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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