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찰청장 등 장성 3명 대통령 불법 도청 혐의로 피의자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휴대전화를 불법으로 도청한 혐의로 전 경찰청장 리스티요 시깃 프라보워(Listyo Sigit Prabowo)를 포함한 현직 경찰 장성 3명이 피의자가 됐다. 경찰 범죄수사국은 3일 기자회견에서 이들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피의자와 혐의
피의자는 리스티요 시깃 전 경찰청장과 경찰 법무국장 아리 손타 나수션(Ahrie Sonta Nasution), 에코 하디 산토소(Eko Hadi Santoso) 두 경무관급 장성이다. 세 사람은 경찰청 구치소에 수용됐다. 적용된 법은 형법 258조와 332조, 정보통신법 32조 1항이다. 경찰은 슬라멧 울리안디(Slamet Uliandi) 장성을 별도로 증인으로 조사 중이라고 했다.
수사국장 아셉 사푸르딘(Asep Safrudin)은 이들이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정해진 절차 없이 도청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도청할 때 지켜야 하는 2010년 경찰청 규정 5호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상은 대통령만이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번호들은 검증 없이 합법 감청 관리 시스템(LIMS)에 입력됐고 수사나 재판과 아무 관련이 없는 상태에서 감청이 이뤄졌다. 대상으로 지목된 번호는 대통령과 정부 고위 인사에 더해 정치인, 언론인, 사회단체와 시민단체 인사, 기업인의 것이다.
도청 결과 파일을 지우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2026년 10월 LIMS 컴퓨터에서 감청 파일을 삭제하라고 했다는 설명이다. 사건은 이 사실을 안 담당자가 10월 30일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수사 상황
수사팀은 증인 10명을 불러 조사했고 감정 전문가의 의견도 받았다. 압수한 증거는 휴대전화 11대, 아이패드 1대, 플래시 드라이브 4개다.
리스티요 시깃은 이 기간 경찰청장이었다. 지난 10월 1일 국회 본회의 동의로 경찰청장에서 물러나 곧바로 대통령 비서실 격인 대통령 참모실장에 임명됐고 후임 경찰청장은 수요이 아리오 세또(Suyudi Ario Seto)가 맡았다.
군 병력 이동 소문
같은 날 육해공군 병력이 대규모로 자카르타에 투입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군 홍보 책임자 무함마드 나스(Muhammad Nas) 소장은 4일 병력 투입은 통상적인 일이며 군이 늘 대기한다고만 말했다. 투입 목적과 규모는 밝히지 않았고 도청 사건이나 시위 대비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자카르타에 머무는 한국인은 당분간 시내 집회나 병력 이동 소식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새 참모실장 인선은 4일 현재 발표되지 않았다.
사진: 자카르타의 경찰청 청사(자료사진) · Nur Cholis · CC BY-SA 3.0 · 위키미디어 공용